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광주 지역 고교생 두 명이 벌인 대담한 해킹으로 지난 한 주 시끄러웠습니다. <br> <br>'사건을 보다' 성혜란 기자와 짚어 봅니다. <br><br>Q1. 고교 2학년생이라던데 대체 몇 과목이나 해킹한 건가요? <br><br>A1. 네 모두 16과목인데요 <br> <br>당초 알려진 기말고사 9과목 외에도 중간고사 7과목까지 시험지와 답안을 유출한 걸로 확인됐습니다. <br> <br>고2 동급생인 두 사람의 범행 마치 첩보영화 같았는데요. <br><br>늦은 밤 학교 외벽 난간과 배수관을 타고 올라가 잠기지 않은 창문을 열고 교무실로 들어갔고요. <br> <br>이 중 컴퓨터에 능숙한 한 명이 교사의 컴퓨터에 걸린 비밀번호를 무력화시키고 직접 만든 컴퓨터 화면 자동저장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심었습니다. <br> <br>그리고 시험 문제 출제가 끝날 무렵 같은 방식으로 교무실에 침입해 저장된 화면, 그러니까 시험 문제와 답이겠죠, USB 저장장치에 담아 나왔습니다.<br> <br>컴퓨터 한 대당 걸린 작업 시간 20분 정도였다고 합니다. <br> <br>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이들 중 한 명이 쓰레기통에 답을 적은 종이를 찢어 버리는 걸 의심한 동급생 제보로 범행이 드러났습니다. <br><br>Q2. 이런 해킹 프로그램을 정말 고등학생이 만들 수 있는 겁니까? <br><br>A2. 직접 보안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는데요. <br> <br>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화면 자동저장 프로그램에 자체적 개발한 코드를 추가했을 걸로 보고 있었습니다. <br> <br>저도 전문가에게 받은 링크로 접속했더니 간단히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었고요, <br> <br>작동 시키자 노트북 화면이 지속적으로 캡쳐되는데도 일반 사용자라면 눈치 채기 어려워 보였습니다. <br><br>[김명주 / 교수(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)] <br>"지식이 없어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킹할 수 있다…. (노트북을) 별도의 보안이 잘 되는 곳에 보관 한다든지 외부와 공간 분리를 명확히 해야 되는 것도 필요해졌다." <br><br>Q3. 그래서 선생님들도 눈치 채기 어려웠겠군요. <br><br>A3. 이 학교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부 교사가 이상 징후를 느끼기는 했다고 합니다. <br><br>[광주 ○○고 재학생] <br>"수업 도중에 자꾸 컴퓨터가 오류가 나거나 그러니까 '컴퓨터가 이상하다, 자꾸 캡쳐되고 그런다'라고 이야기를 하셨던 게 기억이 나긴 나는데…." <br><br>하지만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자로선 알기 힘든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이라, 문제 유출을 의심하지는 못한 걸로 보입니다. <br><br>Q4. 해킹을 한 학생들이 학교에서도 손꼽히는 모범생이라 더 의심하기 어려웠다면서요.<br> <br>A4. 네 친구들에 따르면 공부도 잘하고 학생회 활동에도 적극적인 친구들이어서 많이 놀라고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. <br><br>[해킹 가담 고교생 지인] <br>"이번에 진짜 열심히 (공부)했구나 생각했는데 이제 이 사건이 터지면서 아니게 된 거죠. '내가 안 했다' 이렇게 주장했는데 결국엔 해가지고 좀 실망했죠." <br><br>친구들은 이번에 적발된 고교생 2명 모두 전교 등수가 높았고 대학에서 각각 컴퓨터와 치의학 관련 학과 진학을 준비한다고 했는데요. <br> <br>조금 더 높은 성적을 받고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습니다. <br><br>Q5. 부정하게 받은 시험 점수는 그럼 0점 처리되나요?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? <br><br>A5. 학교 측은 재시험을 치를지 퇴학을 시킬지 등을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정한다는 입장이고요. <br> <br>이들은 현재 학교의 시험업무를 방해하고 학교 건물에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, 만약 악성 프로그램 설치로 전산망에 장애를 일으킨 혐의도 인정되면 처벌은 더 무거워 질 것 같습니다. <br><br>지금까지 '사건을 보다' 였습니다.